「진리와 원칙의 삶: 人牧 송상규 목사 설교수상집」
(펴낸곳 도서출판 아우름)
일시 : 2013 년 7 월 1 일(월) 오전 11 시
장소 : 익산중앙교회당
書 評
저는 바로 이곳에서 김은경 목사님의 담임목사 취임예식을 드릴 때 말씀을 맡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송상규 증경총회장님은 자신의 며느리이기도 하고 후배교역자이기도 한 김은경 목사님 취임예식장에서 구십이 넘으셨음에도 불구하고 꼿꼿한 자세로 한 치도 흐트러짐이 없이 지금 김상근 목사님이 앉아 계신 저 자리에 앉아 계셨는데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대 선배 목사님이시고 증경총회장님께서 앉아 계시니 설교를 하면서도 머리에 땀이 났습니다. 예배가 끝나고 인사를 드렸는데도 손을 꼭 잡아 주시고 수고했다고 등을 두드려 격려해주셨습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한편으로는 추상과 같으시고 동시에 참으로 따뜻하신 분이신 것을 느꼈습니다.
목사님이 가셨지만 그리고 가시고 난 빈자리가 참 컸지만 감사하게도 목사님께서 떠나신 빈 자리에 오늘 이 소중한 책 한 권이 대신 놓였습니다. 「진리와 원칙의 삶을 사신 인목 송상규 목사 설교 수상집」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기쁨을 나누고자 이렇게 함께하고 있습니다.
1919년 이 땅에 태어나신 송상규 목사님께서는 2012년 향년 92세를 사시고 소천하셨습니다. 일제 치하 민족의 애끓는 혼이 넘쳤던 시대로부터 최첨단의 현대사회에 이르도록 격변의 시대를 관통하셨던 것입니다.
이미 알고 계신대로 목사님은 원칙의 강직함과 불같은 사랑으로 사셨던 분이셨습니다. 저는 목사님께서 지니셨던 본래의 성품이 그러하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와 같은 원칙과 사랑이 있으셨기에 6.25전쟁 중 신학교를 졸업하셨던 즈음에 발생한 장공 김재준 목사님에 대한 파문과 호헌 총회의 현장에서 기장의 목사되기를 선택하실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 성품이 있으셨기에 독재와 불평등의 판을 치는 사회에서, 성령 하나님께서 주시는 뜨거운 신앙 운동으로써 반독재 민주화운동의 행진에서 앞장서실 수 있었을 것입니다.
목사님께서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주옥같은 글과 설교를 남겨주셨습니다. 이 책 1 부와 2 부에는 목사님의 설교와 증언이 나와 있는데 거기에는 하나님의 뜻, 하나님의 진리, 하나님의 공평, 원칙 정직 진실 충성 공정과 같은 단어들이 등장하고 정의로우신 하나님을 증언하고 설교하시고 선포하신 것들이 나타나 있습니다. 목사님의 추상과 같으시고 서릿발과 같은 엄정함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3 부에는 목사님의 삶 속에 나타난 하나님의 따뜻함 인자함 자비가 집단적 기억을 통해 반추되어 있는데 하나님의 사랑이 목사님의 인격 속에 배어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목사님에 대해 쓰신 글을 살펴 보면 목사님은 참으로 가슴이 따뜻하신 분이셨음을 참으로 인목(仁牧) 인자한 목회자이셨음을 알 수 있습니다.
목사님께 감사를 드리면서도, 또 한편 이 책을 내느라 수고하신 손길에 저절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책을 내는 일 자체도 쉽지 않으셨겠지만, 목사님께서 남기신 방대한 설교와 글을 다 싣지 못하고 제한된 지면에 한정된 글을 선별하여 담아내셔야만 했던 것이 얼마나 힘드셨겠습니까? 그 어려운 선택과 정성을 기울여 이 책을 내어주신 송상규 목사님 유족과 수고하신 손길들 특별히 이 책을 펴내시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신 송순열 교수님, 송삼열 권사님, 송신열 권사님 김은경 목사님 조미리 목사님, 서혜숙 권사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에는 본격적으로 총회를 헌신하시면서 우리 교단 구성원을 향한 말씀으로 「기장 회보」와 총회 여러 행사에서 전하신 말씀들이 실려 있습니다. 저는 첫 번째 장을 넘기며 목사님의 영적 시대적 경륜의 귀한 말씀을 다시 새겨 들을 수 있는 것도 즐거웠고 목사님께서 몸으로 사셨던 그 시대의 기장 총회와 우리 사회의 여러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올해 우리는 교단 새 역사 60주년을 보내며 ‘60주년 기념예배’와 ‘새 역사 60주년 선언서’, ‘금식순례기도회’ 등의 여러 기념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송상규 목사님이야말로 교단의 새 역사를 고스란히 살아오셨던 분이셨습니다. 제38회 호헌 총회가 개회되어야 했던 즈음에 목회를 시작하기도 하셨고, 특별히 목사님께서는 새 역사 30주년이었던 1983년 교단의 총회장을 역임하셨습니다. 책에는 당시 목사님께서 「기장 회보」를 통해 들려주셨던 말씀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그해 회보 권두언을 통해서 말씀하신 “다양성속의 일치”라는 주제는 우리 교단과 사회가 겪어야 했던 갈등과 대립에 대한 원인분석이요 영적 해법이었습니다. 또, 새 역사 40주년이던 해에도 역시 「기장 회보」의 권두언에서 “전진하는 공동체”라는 말씀을 들려주셨습니다. 목사님은 호헌 총회를 선언한 우리 교단의 모습을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지금이야말로 목사님의 말씀대로 우리 교단의 깊은 곳에서부터 내제되어 있는 그것을 펼칠 때라고 생각하며 “아멘!” 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힘으로는 산뿐만이 아니라, 이 땅의 부정의와 죽음, 폭력의 악을 뽑아 버리고, 하나님의 생명, 평화, 정의의 기운을 세상 가득 전해야 할 때이다.”라는 생각입니다.
2부에서는 1952년 신학교를 졸업하시던 시절부터 1989년 은퇴하시던 즈음까지 선포하셨던 오십여 편의 설교가 전해졌던 날짜와 제목, 성경본문, 내용 등으로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멀리는 60여 년 전, 가까이는 15여 년 전 강단과 매체를 통해 선포된 말씀들이 책으로 묶였다는 것에서 문헌정보적인 소중한 가치가 빛을 발하면서도, 한 구절, 한 구절의 말씀이 오늘의 강단에서 그대로 선포되어도 될 만한 것들이라는 것도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설교, 곧 말씀의 선포는 ‘성서적 선포’, ‘예언자적 선포’, ‘제사장적 선포’의 세 가지 형태가 담겨있어야 한다고 학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송상규 목사님의 설교에는 성서의 메시지와 본문이 살아 있고, 그 시대를 관통하는 성령 하나님의 메시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성서에 담겨있는 메시지를 통해 말씀을 듣는 청중이 회개하고 올곧은 길을 가도록 합니다. 목사님의 예언자적 선포에는 막힘이 없습니다. 1981년은 5.18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지 한 해가 지난 때입니다. 당시 군사 정권의 피비린내 나는 칼날이 거침없어 살얼음을 걷는 듯한 시기였습니다. 그해 1월 “내일 있을 여호와의 기적”이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목사님은 거침없이 1980년을 ‘광란의 해’라고 정의하고, ‘미친 개 한 마리’가 돌아다닌다고 말하셨습니다. 이는 히틀러를 미친 운전사로 규정한 본헤퍼 목사님과 같은 말씀이었습니다. 목사님은 늘 제사장적 선포를 통해 죄의 유혹에 빠지는 이들에게 용서와 구원을 선포하시고 계십니다.
또, 목사님의 설교는 한결같이 생생하고 다양한 예화들이 있습니다. 때로는 송강 정철의 관동별곡이 나오기도 하고, 옛 우화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예화를 위한 예화가 아니라 성경본문의 의미를 쉽게 들려주는 예화입니다. 게다가 목사님의 설교에는 약자를 향한 시선이 놓여 있습니다. 그래서 “앞서간 여선지의 본을 받자.”라는 제목의 설교에서는 미리암, 드보라, 훌다, 안나와 빌립의 네 딸과 같은 여성을 들어 지금도 우리 사회의 약자로 살아가는 여성의 위치를 높이고 본받게 하십니다.
마지막 3부에는 “그분이 남기신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목사님을 기억하는 30여 명의 회고와 그리움으로 전해지는 증언으로 과거에서 현재로, 그리고 미래로 이어지는 송상규 목사님의 메시지를 새겨들을 수 있습니다. 그 소중한 증언이 있어서 왜 송상규 목사님께서 드물게도 부총회장을 두 번 연임하여야 했는지에 고개를 끄덕이고, 교회 주일학교 학생에게 따귀를 때리시는 엄격함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세탁기 빨래를 직접 널어 도우시는 자상한 면모에 미소를 짓고, 수십 년 목회하셨던 송상규 목사님의 사례비가 신학교를 갓 졸업한 아들 전도사의 사례비와 차이가 없으셨을 정도로 청빈하셨던 모습에 가슴을 치게 합니다. 저는 인목 송상규 목사님의 삶을 말씀하는 24 분의 증언들을 읽고 목사님의 삶은 움직이고 걸어다니는 설교였음을, 무릇 살아있는 설교란 “강단에서만이 아니라, 삶의 현장에서 몸으로 행하는 것이어야 한다.”라고 말해주는 참 설교집이라고 확신합니다.
책에 담겨있는 설교 가운데 “누구도 슬퍼하지 않는 죽음”이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왕으로 살다 죽었지만, 아무도 슬퍼하지 않았던 여호람처럼 살면 안 된다는 말씀입니다. 송상규 목사님의 유언 중에 자신의 장례를 지낸 후 손주들에게 할아버지의 기억을 물어봐 달라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이 땅에서 살아계실 때만이 아니라, 하나님의 품에서 안식하시면서도 당신이 선포한 말씀 그대로를 지키며, 손주들과 그 누구 앞에서도 부끄럽지 않도록 살아가고자 하셨던 목사님의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제 38 회 호헌총회 선언문 중 마지막 부분에 “전적인 그리스도를 인간생활 전 부분에 증거하기 위하여 총진군할 것이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목사님은 참으로 광범위하게 선교와 목회를 해오셨습니다. 교회목회, 총회목회, 한신대목회, 기도운동, 예언자적 외침, 정의평화운동, 총회유지재단 기정목회 등등. 저는 우리 인목 송상규 목사님이야 말로 이 선언 그대로 전적인 그리스도를 인간 생활 전 부분만이 아니라 시대시대마다 증거하기 위하여 신령과 진정으로 삶의 불꽃을 온통 태우셨고 총진군하셨던 분이셨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가운데 송상규 목사님을 내려 보내 주셨던 은총의 하나님께 참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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