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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금 목사 강남교회 주일낮예배 설교 - 2016년 4월 24일

관리자 2016-04-24 (일) 11:00 8년전 2174  


전병금 목사 강남교회 주일낮예배 설교 - 2016년 4월 24일

저는 1979년 5월 1일에 우리 교회에 부임하여, 오늘 은퇴하기까지 만 37년 동안, 제 인생의 반을 강남교회에서 보냈습니다. 구만리교회나 도농교회에서도 잠깐씩 목회를 했지만, 제 목회 여정의 대부분은 강남교회와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제 37년 동안의 강남교회 목회 사역을 마치고 은퇴를 맞이하게 되니, 그동안 강남교회 성도들과 동고동락(同苦同樂)했던 일들이 주마등(走馬燈)같이 지나갑니다.

제가 우리 교회에 부임할 때 우리 교회는 서울 변두리에 자리 잡은 작은 교회로, 아직 개척교회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미약한 교회였습니다. 당시 대지 208평에 87평의 교회 건물은 지었으나, 아직 화장실도 없고 담도 치지 못하고 목사 사택도 없는, 모든 것이 열악한 교회였습니다. 하지만 외적으로 열악한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교회가 내부적으로 분쟁에 시달리게 되어 그 어떤 해결의 실마리도 찾을 수 없는 상태까지 이르게 된 것입니다.
교회는 그 규모와 외적인 환경에 상관없이 신앙적으로 순수한 교회여야 합니다. 교회의 규모가 크냐 작냐 하는 것은 별 문제가 안됩니다. 하지만 교회가 내부 분쟁에 한 번 휩쓸리게 되면, 결국 파국을 맞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대 교회 가운데 내부 분열과 갈등을 겪었던 대표적인 교회가 고린도 교회였는데, 제가 부임할 당시의 강남교회는 어쩌면 고린도 교회보다 더 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 않은 형편이었습니다. 그러한 갈등과 반목은 얼마 못가서 교회 분열로 이어졌습니다. 부족한 저 때문에 같은 교회의 성도들이 분열되는 모습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은 얼마나 큰 고통이고 상처인지 모릅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후회가 됩니다. 아무리 나를 배척하는 이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끝까지 그들을 포용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결국 교회가 분열되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보고 말았다는 자책이 들기도 합니다.
창세기에 보면 아브라함이 조카 롯 사이에 갈등이 발생했던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들은 함께 고향을 떠나 가나안에 머무르게 되었는데, 각각 불어난 양떼로 인하여 목초지 문제로 종들이 서로 다투게 되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아브라함은 조카 롯과의 사이가 더 이상 불편해지지 않도록 롯에게 좋은 땅을 양보하고 떠났습니다. 그 후로도 롯을 원망하기는커녕 천사로부터 롯이 사는 소돔 땅에 심판이 있을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롯을 위한 중보기도를 드렸습니다.
저는 저를 배척하던 분들이 우리 교회를 떠나 개척교회를 시작했을 때, 저의 속 좁은 목회가 그들에게 상처를 남긴 것에 대해 가슴 아파 하면서, 진심으로 그들을 위한 중보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런 아픔을 겪은 뒤로 우리교회는 하나님의 은혜로 성장을 거듭하여 한국교회가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교회가 되었습니다. 이는 물론 장로님들을 비롯한 전 성도들의 헌신과 기도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동안 이런 좋은 장로님들과 성도들과 함께 강남교회를 섬길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제게는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제 제가 정년이 되어 강남교회 목회를 접고, 후임목사로 백용석 목사님이 오시게 되었는데, 하나님께서 그동안 저와 우리 교회를 돌보시고 함께 하셨던 것처럼, 앞으로도 여러분들이 새로운 담임목사님과 함께 겸손한 모습으로 기도하고 헌신할 때, 더욱 놀라운 은혜를 베풀어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저는 오늘 강남교회 담임목사로서 마지막 주일 설교를 하면서, 여호수아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전한 마지막 당부의 말씀을 전하고자 합니다. “광야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가나안 시대”를 맞이하게 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새로운 각오와 결단을 요청한 여호수아의 메시지가, 37년 동안 저와 함께 했던 시간을 마무리하고 이제 새로운 백용석 목사와 함께 강남교회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야만 하는 여러분에게도 큰 의미를 전해주리라 생각합니다.

모세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 백성들의 지도자가 된 여호수아는 가나안 정복을 마치고 나서 이스라엘의 모든 지파를 세겜에 모았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장로들과 그들의 수령들과 재판장들과 관리들”을 불렀습니다. 그런데 본문 1절에서는 “그들이 하나님 앞에 나와 선지라”(수 24:1)고 했습니다. 비록 그들을 부른 것은 여호수아였지만, 지금 그들은 여호수아 앞에 선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서 있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예배는 하나님 앞에 나와 서는 것입니다. 인간적인 생각과 계획을 모두 내려놓고 하나님의 말씀과 명령 앞에 서는 것입니다. 느헤미야 8장에서 보면, 이스라엘 민족이 바벨론에서 귀환하여 우여곡절 끝에 성전과 성벽을 재건한 후, 예루살렘 수문 앞 광장에 모여 에스라로 하여금 율법책을 읽어주기를 요청했습니다. 에스라가 그들 앞에서 율법 책을 펴자 모든 백성이 벅찬 감격을 가슴에 안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새벽부터 정오까지 에스라가 읽어주는 율법책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율법의 말씀을 다 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은 감격에 겨워 모두가 눈물을 흘렸습니다.
우리들도 이러한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하나님의 말씀 앞에 마음을 열고 서 있어야 합니다. 그냥 형식적인 예배가 아니라, 우리를 구원해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격하며,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겠다는 결단과 함께 하나님 앞에 서야 합니다. 인간적인 감정, 인간적인 생각, 인간적인 시도를 내려놓고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순종하며 결단해야 합니다.

여호수아는 그의 마지막 연설을 통해 더욱 힘차게 이스라엘 백성들의 결단을 촉구합니다. 14절에 보면, “그러므로 이제는 여호와를 경외하며 온전함과 진실함으로 그를 섬기라 너희의 조상들이 강 저쪽과 애굽에서 섬기던 신들을 치워 버리고 여호와만 섬기라”(수 24:14)고 했습니다.
원래 이스라엘 백성들의 선조들은 우상을 숭배하던 민족이었습니다. 야곱과 그의 자손들이 애굽에 내려한 이후에는 애굽의 신들을 섬겼습니다. 그런 이들을 하나님께서 불러 주셔서 하나님을 섬기는 백성으로 삼아 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새로운 땅을 허락해 주시고, 새로운 역사를 열어 주셨습니다. 이에 여호수아는 이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세상의 헛된 신을 섬기는 이방인들과 구별된 하나님의 백성이 되라고 결단을 촉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날 사람들은 과학시대를 맞이하여 점차 신의 존재를 부인하며 무신론적 태도를 취하곤 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새로운 우상과 미신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여당이 총선 전에 국회의사당에서 굿을 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19대 국회의원의 37.1%인 111명이 기독교인이고, 여당 의원 중에는 56명이 기독교인이라고 하는데, 이런 미신놀이가 국회의사당에서 버젓이 행해졌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의 수준도 한심하지만, 이런 일을 방치하는 기독교인 국회의원들도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는 그들에게 권력이 우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그런 굿이 아무런 효과가 없었는지 이번 4.13 총선에서 여당은 참패를 면치 못했다고 합니다.
이런 것만 우상이 아닙니다. 오늘날 과학이 고도로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현대 문명의 혜택을 받으면서 편리한 생활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점차 과학을 의지하고 과학만능주의, 과학맹신에 빠져가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과학기술을 통한 정신치료와 영혼불멸을 주장하는 ‘사이언톨로지’라고 하는 ‘과학종교’까지 등장할 정도입니다.
네델란드의 정치가이자 경제학 교수인 하웃츠바르트(Bob Goudzwaard, 1934-현재)는 그의 책 “현대우상이데올로기”라는 책에서 오늘날 진보와 번영, 민족주의에 대한 맹신 등이 새로운 우상으로 우리를 억누르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금송아지 숭배가 돈에 대한 숭배라는 새롭고 무자비한 형태로 돌아왔다”고 개탄하면서 자본주의야말로 현대의 가장 강력한 우상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또한 “돈에 대한 무분별한 추종이 (세상을) 지배하고 공익을 위한 헌신은 내버려졌다. 자본이 우상이 돼 사람들의 판단을 좌우하고, 탐욕이 전체 사회경제 체제를 주도하게 되면 사회는 망가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우리는 오늘날 ‘돈’과 ‘권력’과 ‘명예’와 ‘쾌락’이라는 미신과 우상을 배격해야 합니다. 이런 것 때문에 신앙생활을 등한히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주일성수, 온전한 십일조 생활, 봉사 생활 등을 게으르게 합니다. 이웃을 섬기고 사랑을 베푸는 일에는 점점 관심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여호수아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지금까지 섬겨왔던 헛된 우상을 다 치워버리고, 참된 신이신 여호와만을 섬기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결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15절에 보면, “만일 여호와를 섬기는 것이 너희에게 좋지 않게 보이거든 너희 조상들이 강 저쪽에서 섬기던 신들이든지 또는 너희가 거주하는 땅에 있는 아모리 족속의 신들이든지 너희가 섬길 자를 오늘 택하라 오직 나와 내 집은 여호와를 섬기겠노라”(15) 라고 했습니다.

여러분이 섬길 자를 오늘 택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오늘 여러분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도 바로 이것입니다. 여호와 하나님을 믿고 사는 것 외에 다른 길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저는 36세에 우리 교회에 와서 서울의 작은 변두리 교회가 한국교회가 주목하는 교회로 성장하기까지 37년간을 섬기면서 살아계신 하나님의 은혜를 놀랍도록 체험했습니다. 저는 부모님의 추도식이 있을 때마다 고향을 찾아가 추도예배를 인도하는데, 저의 형제 가족들에게 매번 같은 말을 반복합니다.
“우리 가정은 하나님을 섬기면서 일어난 집안으로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체험하였다. 우리는 이 하나님을 떠나면 결코 안된다. 오직 하나님만 섬기는 것이 최고의 축복이다. 우리 가정은 세상 모든 것은 다 포기하도라도 하나님을 섬기는 것만은 포기할 수 없다.
여러분들도 하나님 섬기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자랑이요 자부심이요 특권임을 깨닫게 되시길 바랍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이 믿음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유지 발전시키기를 바랍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여호수아의 간절한 요구를 받아들여 “우리 하나님 여호와를 우리가 섬기고 그의 목소리를 우리가 청종하리이다”(24)라고 결단한 것처럼 “우리는 하나님만을 섬기겠다”고 결단하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프랑스의 유명한 설교가인 오베르당 목사가 젊었을 때 알프스 산에 등산 갔다가 실족해서 깊은 계곡에 떨어져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얼마 후 의식을 회복하고 보니 어느 집에 누워 있었습니다. 그는 자기를 구해준 농부에게 말했습니다. “당신은 내 생명의 은인입니다. 당신의 이름이 무엇이며 이곳 주소는 무엇입니까? 돌아가서 반드시 은혜를 갚겠습니다.” 그러자 농부가 “당신은 성경에 나오는 선한 사마리아 사람의 이름과 주소를 알고 있습니까? 알고 계시다면 제 이름과 주소도 알려드리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오베르당 목사는 마음이 찡했습니다. 그는 그 말을 듣고 주님의 사람으로서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살기로 결심하고 주의 종이 되었다고 합니다.

주님을 섬긴다는 것은 단순히 교회만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선한 사마리아 사람처럼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이웃을 섬기는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가 평생토록 주님을 섬기고, 이웃을 섬기면서 주님께 인정받는 제자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비록 저는 지금 강남교회를 사임하지만 앞으로 더 다양한 곳에서 더 많은 사람들을 섬기며, 주님을 섬기며 살아가는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여러분과 함께 하면서 행복하고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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