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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14.강남교회 주일 낮예배 설교 - 육체의 가시

관리자 2014-12-14 (일) 11:00 9년전 1118  

육체의 가시

고후 12:1-10

 

컴퓨터가 처음 보급될 때, 우리 교단 총회 교육원에서 일주일 동안 컴퓨터 교육을 하는데, 저도 신청을 하고 수강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30명 정도가 수강 신청을 해서 컴퓨터 전문가의 강의를 듣는데, 저는 처음 듣는 컴퓨터 관련 용어가 생소해서, 도대체 무슨 말인지 분간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모처럼 수강료까지 내고 교육을 받는데, 강의를 들으면서도 무슨 내용인지 전혀 알 수가 없어서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저보다 선배 목사님이 한 분이 열심히 배우고 있는 모습을 보고, ‘저분은 컴퓨터를 잘 아는가보다’하는 생각에 그분이 부러웠습니다. 그 연세에 컴퓨터를 배우려는 것이 너무 귀했습니다. 그래서 물었습니다. “목사님, 저는 컴퓨터를 처음 배워서 도무지 무슨 말인지 하나도 이해가 안되는데, 목사님은 이해가 잘 되십니까?” 그랬더니 그 목사님이 하시는 말씀이, “나는 내가 몸 안에 있는지 몸 밖에 있는지 모르겠어.”라고 하셨습니다. 그분도 저와 별로 다르지 않았던 것인데, 저는 그 말씀을 듣고 어쩌면 나와 똑같은 마음을 적절하게 표현하신다고 생각했습니다.

 

가끔 이 말은 교회에서 농담처럼 사용되고 있으나, 원래 이 말씀은 바울이 환상과 계시 가운데 천국을 경험했던 것을 말할 때 사용한 말입니다. 고린도 교회에 온 거짓 교사들은 자신의 신비한 체험을 교만하게 자랑하면서, 자신들의 영적 우월성을 내세웠습니다. 이에 대해 바울은 자신도 그들 못지 않은 영적인 체험을 했다고 하면서 그들의 교만과 허위의식을 공박하였습니다.

“무익하나마 내가 부득불 자랑하노니 주의 환상과 계시를 말하리라. 내가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한 사람을 아노니 그는 십사 년 전에 셋째 하늘에 이끌려 간 자라 (그가 몸 안에 있었는지 몸 밖에 있었는지 나는 모르거니와 하나님은 아시느니라.” (고후 12:1-2)

 

보통, 영적 체험을 했다는 신비주의자들은 “보는 자와 보이는 자가 하나되는” 놀라운 순간을 말합니다. 유대인들에게서 전해지는 구전에 의하면 네 명의 랍비들이 하나님을 보았다고 합니다. 그 중에 ‘벤 아지이’는 그 영광을 보고 죽었고, ‘벤 소마’는 그것을 보고 미쳤다고 하고, ‘아헬’은 그것을 보고 “어린 나무를 찍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하면 이단자가 되었다는 말입니다. 오직 ‘아키바’ 만이 고요하게 하늘에 올라갔다가 고요하게 돌아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본문에서 바울은 환상 중에 천상을 다녀왔던 놀라운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바울은 ‘셋째 하늘’에 이끌려 갔다 왔다고 했는데, 이것은 인간으로서 더 이상 가까이 할 수 없을 정도로 하나님께 가까이 갔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바울은 그 체험의 내용을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바울이 자신의 신비체험에 대해 자세하게 말하지 않은 이유는, 그러한 신비체험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의 추앙을 받아 우상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내가 만일 자랑하고자 하여도 어리석은 자가 되지 아니할 것은 내가 참말을 함이라 그러나 누가 나를 보는 바와 내게 듣는 바에 지나치게 생각할까 두려워하여 그만두노라”(고후 12:6).

당시의 거짓 교사들은 자신들의 신비체험을 자세히 열거하며, 영적인 우월성을 과시하려고 했습니다. 오늘날에도 한국 교계에서는 ‘입신’을 통한 ‘천국, 지옥 체험’ 열풍이 식을 줄을 모르고 있습니다. 자신이 천국에 갔다 왔다면서 ‘천국간증집회’를 여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신비체험을 매우 자세하게 묘사하면서 사람들은 현혹시키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람 가운데 하나가 약 20여년 전에 한국 교계를 강타한 펄시 콜레(Percy Collett)인데, 그가 쓴 <내가 본 천국>은 당시에 약 50만부 이상 팔렸고, 지금도 기독교 서점에서 판매되어 믿는 사람들의 신앙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그의 또 다른 저서인 <100가지 천국비밀>은 1992년 10월 28일 휴거설’을 주장하여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다미선교회의 이장림 씨가 번역을 해 놓았는데, 거기에 보면, “천국까지 가는데 6시간 걸린다” “예수님도 큰 맨션에 살고 있다” “수만의 천사들이 평상복과 예복을 손바느질하고 있다” “천국시민들은 각종 과일을 따서 주스와 포도주를 제조하느라 바쁘다”는 등의 말도 안되는 소리를 지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울은 이러한 거짓 선지자들과는 아주 달랐습니다. 그는 정말 겸손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신비체험이 자신의 영적인 능력에 의한 것이라고 자랑하는 거짓 교사들과는 달리, 자신은 그저 하나님에 의해 수동적으로 이끌려 갔을 뿐이고, 그러한 체험의 내용은 하나님만 아신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는 십사 년 전에 셋째 하늘에 이끌려 간 자라 (그가 몸 안에 있었는지 몸 밖에 있었는지 나는 모르거니와 하나님은 아시느니라)”(고후 12:2)

바울은 그런 엄청난 체험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능력으로 그렇게 된 것이지, 자신이 영적으로 탁월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혹시 그것으로 인해 자기 자신이 교만해지거나 영적인 우월의식을 가지기라도 할까봐, 하나님께서 자신의 육체에 ‘가시’를 주셨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여러 계시를 받은 것이 지극히 크므로 너무 자만하지 않게 하시려고 내 육체에 가시사탄의 사자를 주셨으니 이는 나를 쳐서 너무 자만하지 않게 하려 하심이라”(고후 12:7)

바울은 육체에 있던 이 ‘가시’로 인해 너무 고통스러웠습니다. 이 ‘가시’에 대해서 학자들 간에 여러 학설이 있습니다. ① 크리소스톰(St. John Chrysostom, 347~407)은 ‘적대자들의 감당할 수 없는 공격’이라고 하고, ② 어거스틴(St. Augustinenus, 354~430)은 ‘음욕을 통한 사단의 공격’이라고 하였고, ③ 칼빈은(Jean Calvin, 1509~1564)는 ‘거듭나지 않은 영혼의 한 부분 때문에 생기는 육적인 유혹’이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지속적으로 육체에 고통을 주는 질병이었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인데, 보통 이 질병은 ‘간질’ 혹은 ‘안질’일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안질일 가능성은 다메섹 도상에서의 강렬한 빛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고, 간질일 가능성은 7절에서 바울이 이 '가시'를 가리켜 ‘사탄의 사자’라고 했는데, 성경에서 간질을 귀신이 들린 것으로 묘사하는 구절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가 간질로 심히 고생하여 자주 불에도 넘어지며 물에도 넘어지는지라... 이에 예수께서 꾸짖으시니 귀신이 나가고 아이가 그 때부터 나으니라”(마 17:14~18).

아무튼, 바울은 본래 좋은 가문과 지위와 학문을 다 구비하였던 사람이고, 예수를 믿은 후에도 많은 은사와 능력을 받았고, 영적인 체험도 그 누구보다 깊이 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얼마든지 자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런 그의 육체에 가시를 주어 겸손하게 하였다는 것입니다. “여러 계시를 받은 것이 지극히 크므로 너무 자만하지 않게 하시려고 내 육체에 가시 곧 사탄의 사자를 주셨으니 이는 나를 쳐서 너무 자만하지 않게 하려 하심이라”(고후 12:7)

자만은 사단의 시험이요 올무가 될 수 있습니다. 신앙인들 가운데서도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와 은사를 사람들 앞에 내세우다가 자만하는 경우가 종종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바울에게 탁월한 영적 체험과 동시에 아픈 육체적 가시를 주심으로써, 바울로 하여금 언제나 교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하나님을 의지하도록 해 주셨는데, 그것이 그를 진정한 신앙의 거인으로 설 수 있게 하였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육적으로 괴로움을 주는 무서운 가시는, 그것이 비록 사람에게 불행을 가져오는 사단의 도구처럼 여겨질지라도, 영적인 자만을 없애주는 처방전의 역할을 합니다. 사람들은 이런 일을 겪게 될 때, 하나님을 더욱 의지하게 되며, 기도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육체에 가시가 있을 때는 언제나 기도해야 합니다. 혹시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속히 이뤄주시지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는 기도해야 합니다. 성경에 “쉬지 말고 기도하라”(살전 5:17)고 했습니다. 우리 주님도 어려운 일을 앞두고 기도하셨습니다. 공생애를 시작하시기 전에 40일 동안 금식기도 하셨고, 인류 구원을 위한 십자가를 지시기 전에도 겟세마네 동산에서 눈물과 땀과 피를 흘리면서 기도하셨습니다. 우리 주님도 기도로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감당하셨는데 우리같이 연약한 사람들이야말로 기도하지 않고 어떻게 큰일을 감당하고 주의 일을 감당할 수 있습니까?

그렇다고 우리가 기도하면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아무런 응답이 없을 때도 있고, 기도한 것과는 반대로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나의 기도를 듣지 않으셨다”고 하는데, 이는 하나님의 기도 응답은 항상 “Yes”라고만 생각해서 오해를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기도 응답은 “Yes”인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No”라고 응답하시거나, 때로는 “다른 길(Other way)”로 응답하시거나, 때로는 “기다리라(Wait)”고 응답하시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께 기도하되, 그 문제가 해결되든 해결되지 않든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깨달아 영적으로 더욱 강건케 되어야 합니다.

바울도 그 육체의 고통 때문에 하나님께 세 번이나 호소했는데, 하나님께서는 바울이 원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응답하셨습니다. “이것이 내게서 떠나가게 하기 위하여 내가 세 번 주께 간구하였더니, 나에게 이르시기를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고후 12:8-9). 혹자는 이것을 가리켜 “매우 친절한 거절”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Bengel). 바울은 이러한 주님의 응답에 대해서 서운해 하거나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주께서 왜 그런 응답을 하셨는지를 깨닫고 감사했습니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하신지라 그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물게 하려 함이라. 그러므로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약한 것들과 능욕과 궁핍과 박해와 곤고를 기뻐하노니 이는 내가 약한 그 때에 강함이라.”(고후 12:9-10). 결과적으로 바울은 그런 가시 때문에 오히려 하나님만 의지하게 되었고, 위대한 하나님의 종이 되었습니다.

인간은 질그릇처럼 깨지기 쉽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약함을 아는 사람은 하나님의 능력에 의존하게 되고, 그 능력으로 위대하게 됩니다. 인간은 자신의 약함을 알 때에야 겸손해집니다.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은 교만하기 쉽습니다. 교만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깨지게 하기도 하고, 자신만을 의지하게 하므로 신앙으로부터 멀어지게 합니다. 이에 비해 겸손은 하나님을 의지하게 하고 따라서 하나님의 은혜로만 살아갈 수 있게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에 의지하는 사람은 그 안에 하나님이 임재합니다.

바울은 이런 신비를 알았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육체의 가시가 은혜임을 깨닫고 기뻐했던 것입니다. 상자에 빈 부분이 많을수록 새로운 것을 채울 수 있는 공간이 더 많은 것처럼, 바울은 자신의 약한 부분들이 많을수록 그리스도의 능력이 더욱 풍성하게 채워질 것을 믿었기에 자기의 약함을 도리어 기뻐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세상적인 자랑을 늘어놓으면서 자신의 힘과 능력을 과시하는 자들은, 결국 주님의 능력이 자기들에게 나타나지 않음을 스스로 고백하는 것이 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우리 자신의 영광이 아니라, 주께서 영광받으시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이렇게 삶의 목적과 방향이 주를 향해 있다면, 세상에서 여러 가지 환난과 고통을 당하더라도 좌절하지 않습니다. 주님께 기도할 수 있는 사람은 염려할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기도할 때 우리는, 우리 인생에 박혀진 가시의 의미를 깨닫게 됩니다. 또한 겸손하게 주님만 의지할 때, 주님 한 분 만으로 만족한, 복된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우리 인생에 박힌 ‘육체의 가시’에 불구하고, 언제나 주님 안에서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아무 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고후 6:10)로 살아가는 여러분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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