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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고위인사의 탄식 "왜 햇볕정책이 중단됐을까" 김성재 이사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 이사장 )

김건호 2017-10-17 (화) 10:35 1년전 156  

탈북 고위인사의 탄식 "왜 햇볕정책이 중단됐을까"

[기고] 동북아 패권제국들의 각축과 한반도 평화

 

김성재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 이사장

2017.09.18 18:05:58

 

 탈북 고위인사의 탄식 "왜 햇볕정책이 중단됐을까"

 

1. 100년 전 보다 더 위기에 직면한 한반도

 

현재 한반도는 100여 년 전보다 더 심각한 국제정치 갈등의 위기에 처해있다. 이런 위기는 새로운 제국주의, 패권국가 각축에서 비롯되는데, 무엇보다도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위기를 촉발시키고 있다.

 

미국은 오바마 정부의 '아시아로의 회귀'(Pivot to Asia) 전략 이후 G2국가로 급부상한 중국을 견제하고 새로운 세계 지배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아시아 대외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우선 중국이 동남아시아로 세력을 확장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동남아사아 특히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등 과거 적성사회주의국가들과 수교하고 이들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했다. 특히 일본과 동맹을 강화해서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지지하고 있다.

 

일본은 이를 계기로 2차 대전 패전국 이전 제국주의국가로의 회복을 노리고 있다. 일본 아베 수상은 헌법 9조 '전쟁 포기' 평화헌법을 바꾸려고 했지만 반대여론이 높기 때문에 우회해서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자위대의 해외활동 확대 등을 골자로 한 안보법을 2016년 3월 제정했다. 그리고 중국과 센카쿠/따오위따워 영유권 분쟁을 통해 중국이 남지나해를 통해 태평양으로 자유롭게 진출하려는 것을 제한하려고 한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우선주의로 해외에 관여(engagement)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무엇보다 중국에 대한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다방면에서 중국을 압박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상무부 국제무역청(ITA) 자료에 의하면 2016년 미국의 대 중국 무역적자는 3,470억 달러이다. 그리고 중국의 미국 채권보유액은 1조 1,200억 달러에 달한다. 그래서 트럼프가 시진핑과의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 해결을 시도했지만 효과적인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또한 미국은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정책을 통해 동아시아만이 아니라 중동과 아프리카까지 에너지 및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고 세력을 확장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 음·양으로 갈등하고 있다.

 

중국은 시진핑이 당 총서기가 된 직후 2012년 12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는 중국의 꿈 실현, "중국 몽"(夢)을 선포했다. "중국 몽"은 두 개의 100년 꿈인데, 하나는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이 되는 2021년까지 '소강'(小康) 실현이다. 시진핑은 2021년까지 정치, 경제, 사회, 외교, 문화, 예술 등 모든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 결과를 내도록했다. 또 하나 100년의 꿈은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 중국공산당의 대동(大同)사회, 곧 중국의 문명화와 부강한 경제 그리고 이상적 복지사회를 실현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중국의 꿈은 단순한 중국의 부흥이 아니라 19세기 이전 아시아에서 패권적 지위를 누리던 중국의 부활, 중국이 다시 세계의 중심이 되겠다는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G2국가를 넘어서 세계 유일한 패권국을 꿈꾸고 있다.

 

시진핑은 "중국 몽"을 실현하기 위해 구체적인 전략으로 '일대일로' 정책을 천명했다. '일대일로'는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고속도로와 고속철도망을 통해 중아아시아, 유럽, 아프리카를 모두 연결하는 육상 실크로드와 동남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해상 실크로드를 의미한다. 일대일로가 구축되면 중국을 중심으로 실크로드에 연계된 60여 개국의 거대한 경제권이 형성된다. 중국은 아세안 국가들에도 공을 들이고, AIIB 설립을 통해 아시아국가들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시진핑은 "이제 중국이라는 잠자는 사자가 깨어났다. 그러나 그 사자는 평화롭고 친근하며 교양이 있는 사자라고 했다." 그러나 미국, 일본, 인도 등은 일대일로는 중국의 패권주의라고 비판하고 견제하고 있다.

 

다른 한편 러시아도 푸틴의 "동방정책"을 통해 동아시아로의 진출을 추구하고 있다. 이미 푸틴은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통해 과거 러시아제국의 화려한 역사를 재현시키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이렇게 현재 동북아는 미·중·일·러의 새로운 패권제국세력의 다툼 장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자위권과 체제 안전을 명분으로 핵과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최근 북한은 수소폭탄 실험을 통해 핵탄두 소형화를 성공시켜 미국 본토를 직접 위협하는 단계까지 왔기 때문에 북·미 간 갈등이 더욱 고조되어 군사적 충돌로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북·미간 갈등은 한반도가 패권제국들의 이익 다툼의 희생양이 되는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는 우려를 갖게 한다.

 

한국은 새롭게 전개되고 있는 동북아 패권제국들 간의 각축 문제보다 먼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 무기수입을 확대하고 사드 배치 등 미국과 군사적 동맹을 더욱 강화하려고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북한과 대화하려는 의지도 표명한다. 그래서 미국은 한국이 미국에 대해 동맹과 자주(반미)의 이중적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또한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고 압박하기 위해 미·일·한 동맹을 강화하려고 했다. 그러나 한국이 일본과 과거사 문제로 갈등하자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거중조정 또는 압박(?)을 하기도 했지만 문재인정부에서 과거사 문제로 일본과 다시 갈등이 노정되자 미국은 한국에 실망(?)하는 것 같다.

 

한국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수단이 없기 때문에 중·일·러에도 협조를 요청하지만 중국과는 사드배치 문제로 도리어 경제적 압박을 당하고, 정상외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심각한 정치외교문제까지 노정시키고 있다. 그리고 일본과 과거사문제로 갈등하고 있고, 러시아와도 이해관계가 달라 효과적인 협력관계를 갖지 못하고 있다. 푸틴은 "북한은 안전하다고 느끼지 않는 한 풀을 먹더라도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국제정치 한반도 전문가들은 한국이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를 이루어 가려면 북핵 문제 해결에만 집중하지 말고 갈등하는 동북아 국제정세를 보다 큰 역사적 시각에서 냉철하게 통찰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미·중·일·러 각국의 편익에 맞춘 편리주의, 의전적 외교가 아니라 한반도의 주인으로서 신념을 가지고 분명한 입장의 외교를 해야 한다고 한다. 한국의 애매한 줄타기 외교는 미·중·일·러 모두에 신뢰를 잃는 것이라고 우려한다.

 

2.한반도 위기를 넘어 평화공존의 새로운 기회 창출

 

현재 미국과 유엔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해결을 위해 북한에 대해 고강도 경제제재와 압박을 가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민생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계속 경제 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김정은 체제에 대한 경제제재 효과를 의심하게 한다. 북한이 9월 3일 6차 핵실험(수소폭탄)을 하자 유엔은 9월 11일 다시 고강도 북한제재를 결의했지만 실효성이 별로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 미국의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조치는 1987년 북한이 '88 서울 올림픽'을 방해하기 위해 KAL를 납치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30년간 계속되고 있다.

 

반면에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은 도리어 북한에서 이미 전국적으로 생활의 중심이 되고 있는 장마당(시장) 확산과 이를 통한 자본주의화의 개방을 억제하고 주민들의 민생에 고통을 가중시키는 역효과를 가져온다는 우려도 한다. 실제로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은 북한주민의 희생만이 아니라 남한 경제와 국민생활에도 피해를 주고 있다.

 

현재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군사적 행동과 전쟁을 불사하는 입장을 천명해서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날 것 아닌가 하는 염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국제 정치,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국과 북한의 전쟁 가능성을 우려하면서도 현실적으로 미국이 북한에 군사적 행동을 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이미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미국본토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도달했기 때문에 북한과 핵전쟁까지 하는 군사적 행동은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의 군사과학전문가들은 미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능력을 과소평가했고, 오바마 정부가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라는 애매한 정책으로 북한에게 핵과 미사일을 개발할 시간만 벌어주었다고 비판한다.

 

또한 미국은 중동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중국과도 세계 곳곳에서 경쟁과 대결을 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군사적 행동을 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북한은 지정학적으로 이라크와 리비아와 다르다.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와 밀접하게 국경을 접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의 정세 불안이나 붕괴가 자국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동시에 북한이 붕괴되면 미군이 자국의 한반도 국경선까지 진출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기 때문에 군사적 행동이나 레짐 체인지에 반대하고 있다. 그리고 남한의 미군 피해와 남한의 막대한 피해도 예상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군사적 행동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미국은 북한 김정은이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핵 폐기가 아닌 핵 동결, 곧 과거 핵은 잠정묵인하고 미래 핵 개발을 막고 핵 유출은 철저히 봉쇄한다는 현실적 전략으로 갈 것이라고 본다. 같은 관점에서 미국은 과거 구소련과 핵무기 감축 때 보상해준 것처럼 북한에도 보상해주고, 북한 체제를 어느 정도 용인해주는 관계정상화를 구축하지 않을까 하고 예측하기도 한다. 실제로 트럼프대통령은 군사적 옵션과 대화에 대한 말 바꾸기를 계속하고 있고, 매티스국방장관과 틸러슨국무부장관도 외교적 대화의 길이 열려있다고 말한다. 만약 미국의 대북정책이 '북한과의 대화', 또는 이미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중국과의 역할 분담'으로 바뀐다면, 이 과정에서 한국과 협의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America first, 미국 이익이 우선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계속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에 의존하는 대북 제재와 압박만 강조하면 '코리아 패싱'을 자초하게 된다. 특히 미군에 편승한 군사적 해결 방법은 해결이 아니라 위기를 증폭시키고, 경제적 희생도 더욱 강요당하게 된다. 미국에 의존한 안보로 더 많은 미국 최첨단 무기를 구입해야 하고, 심지어 전술핵무기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전술핵무기를 도입하면 북핵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북한 핵을 인정하는 것이 되고, 이것은 한반도에서 핵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동시에 미국은 안보와 연계(?)하여 FTA 재협상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한국의 사드 배치로 경제보복을 점점 더 강화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은 전쟁 불안으로 인한 코리아 리스크도 점점 현실화되어 안보와 경제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새롭게 전개되고 있는 동북아 패권제국들의 각축 현실을 직시하고, 북한과 평화 공존하는 정책을 추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남과 북이 손을 맞잡고 평화 공존, 평화교류협력하면 한반도는 패권제국들의 희생양이 아니라 동북아 평화지대가 되어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평화를 견인하는 새로운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3.김대중의 미래역사중심의 국제외교와 햇볕정책의 교훈

 

국제정치 전문가들만이 아니라 미·중·일·러 정부도 김대중 대통령 때 한국과의 관계가 가장 좋았다고 말한다. 김대중 대통령은 이들 국가 이익에 맞춘 편익적 외교를 하지 않고, 미래역사중심의 외교를 했다. 이들 국가들은 이해관계가 서로 상충하기 때문에 개별국가 편익외교는 일시적으로는 문제없는 외교 같지만 결과적으로는 모두에게 불신 당하게 된다. 김대중 대통령은 평화에 대한 철학과 신념을 확고하게 간직하고 이들 국가들에게 과거역사, 곧 zero-sum 역사의 고통을 넘어 win-win의 미래역사로 나아가는 비전을 제시하며 외교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이런 미래역사중심 외교를 바탕으로 동북아에서 처음으로 한·중·일 정상회담을 정례화 했고, 나아가 아세안과 연계하여 ASEAN +3 정상회의를 정례화 시켰다. 그리고 ASEAN +3 정상회의에서 동아시아 평화번영과 안보 공동체 형성을 위해 각국의 젊은 지도자를 중심으로 '동아시아 비전그룹'을 결성하도록 했다. 이런 제안은 EU 유럽공동체처럼 아시아도 지역공동체를 형성해야 한다는 역사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유럽 각국들도 EU공동체가 형성되기 전에 오랜 기간 동안 서로 크고 작은 전쟁을 많이 했다. 그래서 아직도 내적으로는 적대감의 앙금도 남아 있다. 그러나 이들은 과거를 넘어 미래의 관점에서 공동의 이익을 위해 하나의 유럽공동체를 탄생시켰다. 김대중 대통령은 공동의 역사와 문화의 뿌리를 가진 동아시아도 미래를 위한 공동체를 형성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도 동아시아공동체 형성 틀 안에서 이루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ASEM, ASEAN+3, APEC 등 국제회의 및 각국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과 수교하기를 적극 권유했다. 이후 유럽연합국가들은 프랑스를 제외하고 모두 북한과 수교했다. 그리고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필리핀, 캐나다, 터키, 브라질 등 10개국도 북한과 수교했다. 현재 북한이 남한과 동시 수교한 나라는 157개국이다.

 

특히 김대중 대통령은 북한의 체제안정 문제는 미국과의 관계개선에 달렸기 때문에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설득했고, 클린턴 대통령에게도 북한과 관계개선 할 것을 적극 권유했다. 이후 2000년 10월 북한의 조명록 차수가 워싱턴을 방문했고, 이어 미국 국무장관 올브라이트가 평양을 방문하여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하여 관계정상화 계기를 마련했다. 그러나 이후 부시 대통령은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비판하고 이런 인식에 근거한 대북정책을 추진했기 때문에 북·미간 긴장과 갈등이 더욱 높아 졌다.

 

클린턴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이 서거하기 직전인 2009년 5월 18일 김대중 대통령을 방문해서 "나에게 몇 달만 더 시간이 있었으면 임기 내 북한과 관계정상화 할 수 있었을 텐데, 중동 문제 때문에 평양을 방문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또한 김대중 대통령은 일본에도 북한과 관계개선 할 것을 권유했다. 일본의 고이즈미 수상은 2002년 평양을 방문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을 하고 북한에 대한 일본의 식민지배 침탈에 대한 배상과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 등에 상당한 합의를 했다. 그러나 이후 일본의 국내 정치 상황 때문에 관계정상화가 더 이상 진전을 보지 못했지만 여전히 물밑대화를 하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은 미래역사중심과 동전의 양면이다. 햇볕정책이란 말은 남북이 과거와 화해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평화공존을 위한 평화교류협력의 한반도정책에서 처음 말해졌지만, 이 햇볕정책은 북한에만 국한 것이 아니다. 햇볕정책이라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과거와 화해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동아시아 평화공존 공동체형성의 철학이 곧 햇볕정책이었다. 그래서 국제정치 전문가들은 햇볕정책은 한반도만이 아니라 갈등과 분쟁이 있는 세계 여러 지역의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가장 좋은 길이라고 했다. 국제적인 한반도 전문가들은 이 정책만큼 평화적이고 효과적인 대북정책이 없다고 높이 평가한다.

 

그리고 김대중의 햇볕정책에 대해 국내 보수세력들은 '퍼주기'라고 폄하하지만 실제로 북한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국제NGO 지도자들은 '북한 사람들은 남한의 지원으로 생활이 나아졌다는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에 한국에 온 한 탈북 고위인사는 "햇볕정책은 남한에 대한 적대감을 해소시키고 북한을 개방시키는 상당한 효과를 가져왔는데, 왜 이런 정책이 중단되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4.한반도 평화의 길: 남북 평화공존과 교류협력, 북한과 미·일의 수교, 한반도 평화협정

 

역사적으로 국제외교관계를 고찰해 볼 때 국제관계는 미래지향적 win-win 관점에서 실사구시적으로 실현가능한 접근을 할 때 가장 좋은 결과를 얻었다. 과거에 매이거나 힘에 의한 zero-sum 정책은 일시적 이득이 있다고 해도 결국 피해는 더 컸다. 특히 지배권력 세력은 zero-sum을 선호하는데, 그 피해는 국민, 주민들에게 돌아간다. 지금 전개되고 있는 동북아 패권제국들의 각축은 누구의 이익을 위한 것인가? 이 각축의 피해는 누구에게 갈 것인가? 결국 승패를 넘어 이 각축의 피해는 동북아 국가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남북 간의 대결의 결과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역사적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은 어느 한편의 힘에 편승한 동북아 정책이나 대북정책을 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이미 한국은 100여 년 전부터 중국과 러시아에 의존하다가 일본에 식민지배 당했고, 이로 인해 국민들은 처참한 희생을 당했다. 1945년 8월 해방이 되었지만 미국과 소련의 냉전대결 희생양으로 분단 당했다. 이후 남한은 미국과 일본에,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에 의존하여 적대적 대결을 강화했기 때문에 70여 년 동안 각기 자국민의 고통을 가중시켜왔다. 이제는 더 이상 동족 간 대결로 패권제국들의 이익을 위해 자국민을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

 

이미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이 고강도 되어도 실효성이 별로 없다는 평가와 군사적 옵션도 불가능하다는 것이 현실임에도 한국이 이런 정책을 계속한다면 그 피해는 북한 주민만이 아니라 남한국민에게도 가중될 것이다. 더욱이 현재와 같은 남북대결이 계속되면 한반도는 패권제국 간의 핵전쟁 터가 될 가능성도 크다.

 

사실 미국과 일본은 북한에 군사적 행동까지 불사하겠다는 강한 압박을 하면서도 물밑대화를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현재 북한과 전혀 대화를 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잘못하면 동북아에서 고립 당하게 된다. 따라서 먼저 북핵 문제해결 후 대화가 아니라 선 대화로 북핵 문제가 결과적으로 해결되는 길을 가야 한다. 대화는 평화 시에는 할 필요가 없다. 갈등과 전쟁 상황에서 대화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은 북한과 대화 할 때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도리어 지금이야말로 대화해야 한다.

 

과거 박정희 대통령 때 1968년 1월 21일 북한 김신조를 비롯한 북한무장 공작원 31명이 박정희를 암살하려고 청와대를 습격했는데, 박정희는 김일성 참수 군사행동으로 대응하지 않았다. 도리어 1972년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을 북한에 보내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의 7.4공동성명을 이끌어 냈다. 또한 북한은 1983년 전두환 대통령이 버마를 방문했을 때 살해하려고 아웅산 묘지에서 폭파 테러를 감행했고, 전두환은 그곳에 가지 않아 살해당할 위기를 모면했지만 아웅산에 갔던 유능한 참모들 여러 명은 희생을 당했다. 그럼에도 전두환은 군사보복을 하지 않았고, 1984년 북한이 수해로 큰 피해를 입었을 때 적십자사를 통해 구호 물자를 보내주었다. 그리고 김일성과 정상회담을 하려고 했다. 노태우 대통령 때는 1987년 KAL기 납치사건이 있었지만 역시 군사적 보복조치를 하지 않았고, 1991년 북한과의 합의로 상호체제를 인정하는 "남북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 또한 유엔 동시가입도 했다. 이어서 구소련과 수교하고 중국과도 수교했다. 이렇게 진보정권이 아니라 군사정권 때도 북한의 도발에 군사적 대응을 하지 않고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이후 김영삼 대통령도 김일성과 정상회담을 하기로 약속했지만 김일성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성사되지 못했다. 김대중전대통령은 2000년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고 "6.15남북공동선언"을 했고, 2007년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10.4선언"을 했다.

 

이런 남북관계 역사를 보면, 그동안 한국은 북한의 도발과 전쟁 발발 위기에서도 군사적 대결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평화를 진전시켰다. 따라서 지금이야 말로 제재와 압박을 강화하고 군사적 대결 준비를 할 것이 아니라 북한과 대화하고 교류 협력하는 평화의 길로 나아가야 할 때이다.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 하는 길은 무엇보다 한국이 북한과 zero-sum의 과거를 넘어 win-win의 미래역사로 관계정상화 하고 미국과 일본을 설득해서 북한과 수교하도록 하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이 북한을 정상적 국가로 인정하고 북한과 수교하면, 그리고 휴전상황을 종식시키고 북한과 평화협정을 맺으면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사용할 필요가 없게 된다. 궁극적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이 길 밖에 없다. 동시에 이 길은 한반도와 동북아에 평화공존과 공동번영을 가져오는 가장 실제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한반도는 지난 100년 동안 일제에 식민지배당하고, 미국과 소련에 의해 강제로 분단당한 고통을 지고 살고 있기 때문에 그 어떤 나라보다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공존과 공동번영을 주창할 수 있는 화해자로서의 도덕성과 역사적 소명을 부여받고 있다. 힘으로 자국의 이익을 앞세운 "위장된 평화"를 말하는 다른 패권제국들은 이런 역할을 할 수 없다. 이런 의미에서 현재 동북아 패권제국들 간의 각축 위기는 한국에게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역사를 펼쳐갈 새로운 기회를 주고 있다.

 

그러므로 한국은 한민족의 항구적 행복과 평화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비전, 미래적 역사인식, 담대한 용기를 가지고 북한과 손잡고 이 역사적 소명을 실현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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