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힝야 단선 보고
긍휼이 많으신 아버지~
황토 바람 거센 마른 땅에 세워진 천막 속의 초점 없는 눈들과 제 눈을 맞추게 하심 감사합니다
출산 후 3일된 아이를 천조각에 둘둘 감아 비틀거리며 혼자 찾아온 40도가 넘는 고열의 산모에게 제 가슴을 기대도록 내어 주게 하심 감사합니다
빽빽하게 모인 환자들에 밀려 구석에서 할딱거리던 노모를 먼저 찾아내 진료실로 안고 뛰게 하심 감사합니다
축 늘어져 죽은 줄 알았던 아이를 다시 움직여 살도록 우리 손을 사용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피를 뽑으려 해도 뻑뻑해서 안 나오고 간효소 수치는 거의 대부분 현저히 높아져 있음을, 수액을 놓으려 해도 혈액점도가 높아 바늘 끝에 혈액이 확인되지도 않음을 , 초음파상 간비대가 다반사로 관찰됨을 명백히 보게 하사 이 민족의 스트레스가 얼마나 컸는지 객관적으로 알게 하심 감사합니다
터지면 다시 가질 수 없을까봐 나눠준 풍선을 불어 볼 엄두조차 내지 않던 처연한 아이들의 심장을 보게 하셔서 감사합니다
우리는 저들이 싫다고, 빨리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서슴없이 말하던 방글라데시 자원 봉사자들과 난민촌 관리의 솔직한 심정을 듣게하심 감사합니다
그러데 아버지...
마음이 아파요
본 것들, 들은 것들로 인해 심장이 너무 저려요
미얀마 산을 넘어 탈출할 때 굴러서 온 몸이 다친 노파의 흐느끼는 소리를 듣다가 갑자기 발작하던 젊은 엄마...
'산'라는 단어에 맥박이 140이상으로 치달으며 눈이 돌아가고 식은땀을 흘린채 만지는것 조차 거부하며 구석으로 피해 경기하던, 남편이 눈앞에서 참수당하는 것을 목도하고 다섯 자녀를 끌고 피한 그 여인...
남편과 네 자녀가 죽임 당하고 겨우 어린 딸 하나와 피난했는데 그 딸이 충격으로 히죽히죽 웃으며 정신줄 놓는다고 메마른 입술로 털어놓던 여인...
홀어머니에 1남7녀 중 자기밖에 돈벌 사람이 없으니 제발 일자리를 달라고, 고통받는 환자보다 절박하고 집요하게 매달리던 어린 청년의 간절한 외침...
난민에겐 하루 세끼 밥과 천막 외에 어떤 일자리도 불허하는,
또 이슬람 원리주의를 고수하는 민족임에도 불임주사를 거침없이 여자들에게 놓고 있던 난민 방침...
우기에 속절없이 떠내려갈 것 같던 언덕 위의 천막들,
식수와 하수가 뒤엉켜 집단 수인성 전염병을 예고하던 좁고 불결한 골목들,
그리고 삶의 반응을 잃어버린 밀납 인형 같은 사람들...
아버지...
비록 청년들은 칼에 자녀들은 기근과 몹쓸 병에 죽고 잔치소리가 그치며, 과부가 바다의 모래보다 많아진 이 백성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아버지의 마음을 알아요
그래서,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은 평안이요 재앙이 아니라 미래와 희망을 주는 것이라는 약속을 믿고 이들을 대신하여 엎드립니다.
아버지를 모르오니 용서해 주세요!
살려 주세요 !
고쳐 주세요!
그들의 눈에 아직 소망의 불씨가 남아 있을때 돌아봐 주세요!
그리하여
그들도 주께서 만드신 백성이오니 멸절을 면하게 하사 돌이켜 주의 영광을 보고 찬송하는 친백성 되게 해 주세요!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내일은 너무 늦어요
지금 도와 주세요
제발 제발요
♡우리는 이틀동안 총2000여명의 찢긴 심장을 안아주고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