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구촌구호개발연대(GRAS)의 방글라데시 로힝야족 난민캠프16 내 사업장에 “여성전용샤워장”이 새로 만들어져 지난 3월부터 운영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번 샤워장 개설 및 운영은 금년도에 (재)바보의나눔의 지원을 받아 수행 중인 “로힝야족 난민 고아 및 여성의 기본적인 건강수준 향상 지원 사업”의 일환이며, 사업장 내 비어있는 공간을 활용하여 모두 4칸으로 이루어진 샤워장이 새로 만들어졌습니다. 샤워장에 사업장 급수시설과 연결하여 안정적으로 깨끗한 물이 공급될 수 있게 하였고, 필요한 세면도구와 비누 등을 비치하는 것은 물론 물품 보관을 위한 사물함도 설치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외부 출입과 노출을 꺼리는 여성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가림막과 출입문 등을 이중으로 설치하였고, 이들을 돕기 위해 현지 직원 중 여성으로 전담인력도 배치하였습니다.

 현재 로힝야족 난민캠프 내에는 여성들이 안심하고 씻을 수 있는 시설이 매우 부족한데다가 있는 시설조차 물 공급이 부족하여 이용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또한, 여성들은 좁고 열악한 실내에서 생활하면서도 늘 전신을 가리는 전통복장을 하고 있는 것이 보통이어서 기본적인 보건 위생이 열악한 환경에 내몰려 있습니다. 로힝야난민 대응기구(RRR)의 보고에 따르면 옴 등 피부병이 난민들 가운데 만연해있고, 각종 질환에도 취약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 있는 여성전용샤워장을 제공하는 것은 난민 여성들의 보건 향상과 건강 증진을 위해서 매우 긴요한 지원이라 하겠고, 이것은 여성 인권과도 연결이 된다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샤워장을 개설하더라도 여성들이 이용하도록 하는 것은 또 다른 어려운 문제입니다. 난민캠프 내 로힝야족 여성들은 만 14세만 넘으면 엄격한 이슬람 문화의 영향으로 외부 출입 자체에 제약이 많은데 더구나 공개된 장소에 목욕을 위해 방문하는 것은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하기 어려운 일이라 하겠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 사업장에서는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주민자치조직 대표(“마지”라고 부름)들과의 회의를 통해 주민들에게 여성들의 보건 향상 필요성과 샤워장 이용에 대해 설명하고 설득하면서 협조를 구했고, 마침내 주민대표들도 그 필요성과 진정성을 인정하여 가정에 있는 여성들이 샤워장에 갈 수 있도록 동의하여 주었습니다. 샤워장 시설이 완공된 후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사업장이 문을 여는 주 6일간 사업장 등록 고아아동 보호가정의 여성들을 중심으로 매일 20명의 여성들이 샤워장을 이용하고 있고, 사업장 관리책임자와 직원들은 이들이 안심하고 목욕도 하고 빨래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일반 보건교육과 보건위생용품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업장 등록 고아아동들도 여성들이 이용하는 시간을 피해 매일 40-50명씩 돌아가면서 목욕을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당분간은 사업장의 관리 능력을 고려하여 여성 사용 인원을 매일 20명으로 운영할 예정이지만, 운영 상황을 계속 점검하고 운영 능력을 길러서 앞으로 난민 여성들이 더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고자 합니다. 현재까지는 주민들의 협조와 여성들의 참여, 현지 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 등이 어우러져서 성공적으로 샤워장이 운영되고 있습니다만, 그것이 지속가능하게 되려면 전담 관리인력 확보와 함께 위생용품 확보 및 보건위생 교육 프로그램 제공 등이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이 사업을 위해 많은 지원과 응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