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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힝야족 난민캠프 르포③] “215명 생명 앗아간 디프테리아 치료제 도착하다”

관리자 2018-01-05 (금) 10:18 6년전 1388  

http://kor.theasian.asia/archives/184445
[로힝야족 난민캠프 르포③] “215명 생명 앗아간 디프테리아 치료제 도착하다” 

 

이달 초 지구촌구호개발연대 관계자로부터 다음과 같은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오늘 밤 방글라데시로 출국합니다. 가서 로힝야 병원 만드는 것 세팅 잘 하고 병원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가능하면 한번쯤 오셔서 세계 최대의 난민촌을 둘러보고 격려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함께 어깨 걸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에 <아시아엔>은 지구촌구호개발연대에 현지 사정을 전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지구촌구호개발연대는 “한국에서 많은 분들이 이곳 실상을 알고 기도해주시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아시아엔>은 지구촌구호개발연대가 방글라데시와 미얀마 접경지대 콕스 바자르 지역의 로힝야 난민캠프에서 보내오는 로힝야 현지 르포를 독자들께 전한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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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편집국] 이곳 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촌에 갑자기 디프테리아 전염병이 돌아서 대부분 어린이들로 215명의 생명이 우리 곁을 떠났다.
한국에서 의료 기자재와 의약품이 수집되고 배로 실어 와 병원 개원식을 마치고 진료를 시작하려는 계획이었지만 이 과정에서 갑작스럽게 터진 전염병 사태에 먼저 긴급 대응을 하기로 했다.
일주일 전 디프테리어 전염병 소식을 들은 우리는 한국에 디프테리아 치료제와 예방주사제를 긴급히 요청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우리나라에서는 1960년대부터 디프테리아 환자가 발생하지 않아 예방주사제는 있지만 치료제가 거의 없다는 절망적인 소식을 들었다.
그렇다고 죽어가는 아이들을 그저 바라만 볼 수는 없어 유엔 의료보건기구에 긴급 지원을 요청했지만 자신들도 갑자기 터진 사태에 약이 모자라서 줄 수 없다는 답변이었다.
우리는 특단의 조치로 직원을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 긴급 파견을 하고 제약회사와 약품 판매소들을 확인하고 디프테리아 치료제와 예방접종 주사제를 긴급 확보하도록 했다. 다행히 약품은 있는데 현금을 주고 사 와야 되는 것이었다. 당장 가진 자금을 털어 약을 사오도록 하였다.
돈보다 생명이 소중하다는 판단이었고 그 결과 디프테리아 치료제와 예방접종 주사제 그리고 일반의약품들을 긴급 확보하고 가져올 수 있었다. 또 치료를 위한 의료진으로 방글라데시 의사 1명, 간호사 2명, 봉사자 4명이 진료를 위해 모였다.
그 결과 개원 예정일보다 훨씬 앞서서 디프테리아 치료와 예방접종이 시작될 수 있었다. 12월 23일에 처음으로 디프테리아 환자들을 중심으로 병원에 오도록 하고 이들을 치료하는 일이 시작되었다. 이에 따라 23일에 70명, 24일에 136명(예방 접종 25명 포함)이 진료를 받았다.
그 중 여성 한명은 설사와 고열에 시달리며 생사를 넘나드는 위급한 상황에서 우리 병원에 긴급 입원해 근처 약국에서 수액 등을 가져와 응급조치를 하였다. 지금은 웃으며 이야기를 하는 등 많이 호전이 되었다.
방글라데시 로힝야병원이 건물은 완성이 되었지만 한국에서 기자재와 의약품이 오지 않은 상태에서 손 놓고 기다리던 중 뜻하지 않게 그 공백기를 채울 수 있게 됐다. 당장 죽어가는 환자들을 살리는 역할을 감당하게 된 것이다.
특별히 디프테리아는 겨울에 발생하는 전염병인데 방글라데시도 현재 겨울철에 해당되는 계절이고 아침 저녁에는 날씨가 쌀쌀하다. 더군다나 디프테리아는 전염되는 관계로 발병한 아이들을 입원시켜 격리 치료를 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들 이야기한다.
그러나 한 가지 걱정은 이런 추세로 환자들이 몰려오면 이미 사온 디프테리아 치료제는 며칠 내 다 떨어지고 또 다시 현금으로 약품을 사와야 한다. 이 사태를 어찌 감당할 것인가 하는 걱정이 닥쳐오기도 한다.
오늘은 성탄절이지만 예고하지 못해 찾아오는 환자를 돌려보낼 수 없어 오전 진료는 계속 했다. 오후에는 그동안 수고했던 분들과 직원들, 봉사자들 20여명이 조촐한 점심을 함께 했다. 식사를 마친 후 미리 준비한 조그만 성탄 선물을 나누기 전 잠시 공식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나는 20여명에게 오늘이 몇 년, 몇 월, 며칠인지를 물었다. 그들은 “오늘은 2017년 12월 25일”이라고 답했다. 그 중 눈치 빠른 사람 하나가 “오늘은 크리스마스”라고 했다. 나는 재차 오늘이 몇 년, 몇 월, 며칠인지를 물었다. 이들은 다시금 “2017년 12월 25일”이라고 대답했다.
나는 “그러면 오늘은 2017년 12월 25일이라고 누가 정했고, 왜 2017년 12월 25일로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들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대답을 하지 못했다. 나는 또 다시 질문을 던졌다. “오늘이 2017년 12월 25일이라는 사실을 어떤 사람들이 알고 있고 어떤 사람들이 따르고 있느냐?”고 물었다. “힌두?” “무슬림?” “크리스찬?” “부디스트?”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의사선생님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지킨다”고 대답했다.
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지금으로부터 2017년 12월 25일 전에 아기 예수님이 탄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오늘이 크리스마스, 예수님이 탄생한 날이라고 결론을 말했다. 그리고 덧붙이기를, 지금부터 2017년 12월 25일 이전은 0년인데 ‘0년’ 이전을 ‘기원전’, ‘0년’ 이후를 ‘기원후’라고 설명했다. 또 기원전은 영어로 ‘BC’라고 표기하고 기원후는 ‘AD’라고 표기하는데 여기서 기원전이라고 BC는 ‘Before Christ’(그리스도 이전)이라고 알려주었다.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기점으로 ‘역사 이전’과 ‘역사 이후’로 구분하며, 예수님의 탄생을 기점으로 하는 날자 계산법임을 알려주었다. 모두가 박수를 치며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했다.
알고 계는 이야기를 나열했다면 넓으신 아량으로 용서해 주시기 바란다. 아무쪼록 아기 예수님의 탄생이 하나님께 영광이요, 우리 모두와 100만 난민촌의 로힝야 사람들에게 평화로 임하시기를 기도한다.
돈노밧!(방글라데시어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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